거대 로봇vs괴수물로써 상영하기 한참 전부터 끊임없이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퍼시픽림입니다. 개봉하자마자 봣었지만 당시 몸상태가 좋지않아서 헤롱거리는 상태에서 관람했더니 기억이 잘 안나서 이번주에 재관람하고 왔네요. 개봉일이 2주 전인데도 아직 상영관이 두개정도 있는걸로 보아 이번에는 특정 영화 상영관 쏠림 현상은 덜한가 봅니다. 두번째 관람을 하면서 스토리의 진행보다는 화면에 나오는 영상이나 배경등에 대해 더 생각을 하다보니 단순한 SF라고 하기에는 이해가 잘 안되는 구석들도 상당히 눈에 띄네요. 영화 자체는 역시 첫번째 관람할때 받았던 느낌과 동일하게 영화의 제일 우선시 되는 기대 요소였던 로봇의 전투 장면은 의외로 적고, 대신이랄지 인물간의 갈등관계가 예상보다 많이 등장해서 이야기를 매끄럽게 진행할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매끄러운 진행이 유치한 방향으로 가다보니...로봇물에 관심없는 일반 관객이라면 이게 왠 유치찬란한 저급 영화인가 싶을수 있을테지만, SF물 특히 로봇물을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부족한 로봇의 등장에 약간 아쉬워 하면서도 즐겁게 볼수 있겠네요.
(-> 소설내용은 영화를 볼때 떠오른 의문점을 중심으로 해서 아래쪽에 붉은색으로 써놨습니다.)
해당 후기는 Daum의 영화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고, 모든 권리는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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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미국의 예거(영화내의 거대로봇을 총칭)인 집시 데인져 조종사였던 주인공은
몇년전 같이 일하던 형의 죽음으로 조종사를 그만두고 노가다를 뛰고 있었습니다.
그 몇년사이에 괴수의 침공빈도는 가파르게 증가하여 전황은 악화되어가고
결국 정부는 점차 생산 속도보다 빠르게 파괴되어가는 예거를 포기하고
전 세계의 환태평양 지대에 벽을 쌓아서 괴수의 침입을 막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세계국가들의 결정에 반발한 예거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남아있는 모든 예거를 긁어모아 최후의 항전을 준비하고
막노동하던 주인공도 다시한번 집시 데인져를 조종하기위해 불려옵니다.
십여년전 침공 초기 일본에 침략한 괴수에 의해 부모를 잃은 여주인공.
과거의 기억에 의한 괴수를 없앨수 있는 예거의 파이럿이 되기를 원하지만
역으로 강한 복수심에 의해 감정조절이 어렵다는 이유로 성적과 무관하게 탈락해 왔습니다.
하지만 죽은 형의 자리를 대신 할 사람을 찾던 주인공의 강력한 추천으로 파일럿으로 발탁되고
예비 테스트에서 기억에 함몰되버리는 문제를 일으키지만 결국에는 훌륭하게 조종을 해냅니다.
퍼시픽림은 돈이 부족해서 초기단계에서 설정했던 로봇들을 대부분 쳐내고
미국 홍콩 러시아 호주의 4대만 등장시키게 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실제로 영화정보의 콘셉아트를 보다보면 영화에 등장하지 않았던 형태의 로봇들이 보입니다.
사진은 일본의 코요테 탱고의 컨셉아트인데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고
등에 붙은 두개의 무기의 모습과 인간형의 주먹이 호주의 스트라이커 유레카에 합쳐진 형태로 나옵니다.
컨셉아트에서의 스트라이커 유레카는 블레이드가 붙은 손에 둔중한 몸체였지만
영화에서는 등뒤에 뭐에 쓰는지 알수없는 두개의 막대기를 붙인 날렵한 형태로 나오더군요.
영화내에서의 로봇의 조종은 인간이 좌우 절반씩 조종을 하며
좌우의 행동의 일체감을 뒤해 두 조종사의 기억과 정신이 연결된다는 설정입니다.
따라서 타인의 정신과 연결된채 기억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기에
예거 조종인 드리프트가 가능한건 소수의 인간 뿐이라는것 같더군요.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들을 몇가지 적어보자면....
첫째는 역시 조종방식! 어째서 거대 로봇의 조종을 완전한 방식의 마스터 슬레이브로 하는 것인가입니다.
조종사의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하는 이 방식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조종실은 거대해질수밖에 없고
로봇의 행동을 충실히 재현시켜주는 조종기로 인해 조종사의 피로도역시 증가할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로봇에 가해진 데미지의 피드백까지도 충실히 조종사에게 전달된다는건 어처구니 없을 정도입니다.
형과함께 3세대 집시 데인져를 조종하던중 자신이 조종하는 왼쪽이 카이주의 반격으로 손상되자
조종하던 주인공역시 왼팔에 심각한 피드백을 받아 영구적인 손상을 입습니다.
로봇의 손상이 조종사의 손상이라니...거대로봇의 조종이 그렇게 까다롭고 숙달되기는 더욱 어려운거라면
다시 만들면 그만인 로봇의 손상따위에는 신경쓰지말고 조종사의 안전을 확보하는게 최우선 아니엇을까요.
(-> 책에서는 애초에 만든 로봇이 침공에 맞서 필사적으로 만든것인 데다가
카이주의 크기에 맞추기 위해서 거대해지는 것이 필수적이었던 만큼
조종실의 크기를 신경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보다 좁은 공간에서 효율적인 조종등의 다른 방식은
아예 고려도 하지 않은것처럼 묘사되있네요.
영화에서는 초기 카이주의 침공을 꽤나 여유가 있게 막은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재래식 무기에 내성이 있던 1,2,3차 카이주의 침공을 모두 3개 이상의 핵미사일로 막아낸 것이어서
오블리비언 만 이라고 불리는 인류가 살수없는 지형이 새로 생겨날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예거 프로젝트의 갑작스러운 폐기입니다.
정치가들은 카이주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더더욱 강해져서 나타나자
예거의 손실율이 제작속도를 상회한다면서 공격적인 예거의 사용보다는 수비적인 방어벽을 쌓기로 합니다.
애초에 괴수의 형태를 하고 근접전을 벌이는 적과 싸우는데 손실없는 승리라는건 어려울텐데요
물론 전투가 장기화하면서 전세계의 손실이 가중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급제로 살아가는 현실에서
예거의 생산이라는 끝이없는 투자보다는 한정된 지역에 제한된 벽의 건축이 더 쉬워보이기는 했겠죠.
(-> 예거 프로젝트의 폐기 역시 영화에서처럼 갑작스러운것은 아니었던걸로 보입니다.
이미 주인공이 형과함께 집시를 몰던 시기에도 예거의 손실율은 압도적인 상태였고
점차 강화된 카이주는 예거의 합동 작전으로도 손실없이 막기 힘들 정도에 이르렀기에
당시부터 예거 프로젝트의 폐기에 대한 이야기는 솔솔 나오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후 몇년이 지나 닥쳐온 예거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 종료는 예정된 수순이엇을 뿐이죠)
그래서 뒤따라오는 생각이 평화의 벽이 거대괴수를 막을수 있다고 생각한 근거가 무엇일까 입니다.
비록 손실율이 컷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실적이 있던 예거프로젝트를 폐기하고
시작한 생명의 벽 프로젝트는 환태평양 연안대에 대대적으로 수행되지만
실제로는 호주로 침공한 괴수에 의해 간단하게 뚫려버리고 맙니다.
애초에 예거의 강철팔도 가볍게 찢고 잘라버리는 카이주를
아무리 높다고는 해도 일반적인 콘크리트벽으로 막을수 있다고 생각한 근거가 있을텐데
전혀 언급되지 않습니다.
(-> 놀랍게도 정치인들은 예거 프로젝트의 폐기를 떠올린 처음부터
연안에 짓게되는 벽이 카이주의 침공을 막아줄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들 역시 예거의 강도를 상회하는 카이주의 공격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거 프로젝트를 폐기한 이유는
카이주의 이동 속도가 헤엄을 치는 물에서는 매우 빠르지만
일단 육지에 올라오면 시속 백키로가 안될 정도로 매우 느리기에
인류를 연안으로부터 일정 거리이상 이주시키고 그 거리를 카이주가 이동하는동안
절대적인 효과를 보장하는 핵미사일로 막아낸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다만 연안에 사는 모든 인류를 이주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서
그들을 다루기 위해 내세운 계획이 생명의 벽 프로젝이였던 겁니다.)
네번째는 홍콩 앞바다의 전투에서 카이주의 전기 충격파로 모든 디지털 기기가 맛이 간 상황에서
로봇인데 아날로그라며 출격한 집시 데인져입니다.
일반적으로 아날로그라는건 반도체칩이 없이 톱니와 단순한 엔진 동력만으로 움직이는 기기일건데
원자로가 두개 달려있는 거대한 강철 로봇을 톱니바퀴만으로 움직인다는 이야기는 아닐테고...
아니 애초에 원자로가 아날로그로 컨트롤이 되는 물건이었나요?
뭐 적당히 꾸며낸다면...원자로의 컨트롤은 최중요 부품이니까
외부의 전자기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주요 유닛은 금속상자등에 분리되있다는 것도 가능하겟고..
로봇이 아날로그라는건 AI의 도움없이도 어느정도의 조종이 가능하게 만들어졌다..라도 말이 안되잖아!
(-> 이건 책에서도 별다른 언급이 없네요. 그냥 스토리 진행상 넣은 설정인듯)
다섯번째는 최초이자 최후라는 5세대 예거 스트라이커 유레카입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다른 로봇들의 전투나 기동 모습을 보면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게 상당히 움직임이 굼뜹니다.
1세대라는 러시아의 로봇은 주먹을 휘두르지를 못해서 스프링식의 펀치를 날리고
3세대인 집시 데인져도 강한 펀치는 로켓의 도움을 받아야 날릴수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둔하고 굼뜬 예거들에 비해 5세대의 예거는 조종사인 인간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강한 주먹을 연타하는데 있어서도 보조적인 장치없이 수행 가능하고
전진과 후퇴등의 움직임도 상당히 날렵합니다.
이러한 5세대 예거의 보급과 숙련된 조종사의 조합이라면
근접전 일색이고 보조적인 전투 수단(비행, 화학부식제, 충격파)을 사용하는
카이주에게서 한동안의 일방적인 승리는 불가능한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걸 그냥 폐기시켜 버리다니...정치가들은 정말 무슨 생각이엇을까요
(-> 역시 예거 프로젝트 지원 중단과 궤를 같이 합니다.
애초에 예거의 발전은 적인 카이주를 상대하기 위한 것이다보니
예거 사령부의 주도하에 초국가적으로 이루어졌고 각 국가는 그 발전과 무관했습니다.
그렇게 각 국가에 이득이 돌아가지 않는 상태에서 기한이 한정된 예거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은
예거의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해 약간의 오버테크놀로지라고 할정도인 5세대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단 한대만 생산이 가능했던 것이더군요)
마지막은 조종사를 소모품취급을 하는 행태입니다.
몇시간의 훈련으로 조종과 발사만 가능하게 하면 싸울수 있는 예거가 아닙니다.
단순히 움직이고 주먹을 뻗을수 있을뿐인 조종사라면 첫전투에서 전멸해도 보충이 가능하겠지만
제대로된 전투가 가능한 숙련된 조종사라면 그 중요도는 최상일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예거에는 조종사의 탈출을 위한 장치가 제대로 없는것으로 보입니다.
탈출포드라고 달려있는건 실행부터 분출까지 몇초나 걸릴정도록 느려터졌고
그것 외에는 별다른것도 없어 보입니다.
조종실의 외부장갑도 특별히 강하게 만들지를 않았는지 대부분의 조종실은
손톱한방에 찢기거나(집시 데인져) 주먹한번에 띁겨나거나(크림슨 타이푼)
화학물 분사 한번에 외벽이 사라집니다(체르노빌 알파)
(-> 이러한 조종사의 높은 손실은 조종사를 소모품 취급해서가 아닌
카이주의 침공이 장기화되면서 각각의 카이주가 자신이 상대하는 예거가 단일 생명이 아닌
특정 부분에 존재하는 조종사에의한 것임을 인식하고
그 부분을 뚫을수 있는 전법만을 특징적으로 발달 시켜서이더군요.)
이상은 단순히 영화를 SF팬의 관점에서 봣을때 든 생각들이고
이것과는 다른 관점에서 봐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되는 모양이더군요
어쨋든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나 책은 아무래도 저는 좋게 보게 되다보니
이번 영화 퍼시픽림도 꽤니 괜찮았습니다.
평점 ★★★★☆
그럭저럭 재미있는 설정과 가슴뛰게 만든 거대로봇의 전투...등장이 너무 적었던게 아쉬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