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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14 [라이프 오브 파이] 멋진 영상, 좋은 스토리, 잔잔한 여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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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별로 볼생각이 없었지만..마진콜 보러 멀리있는 영화관 가는김에 하나더 보고 올까 싶어서 적당히 하나더 골라본 영화였다. 전에 책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기는 했지만 읽은지 꽤 돼서 단순히 괜찮았다는 인상만 남아 있고 그 자세한 줄거리나 감상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처음부터 볼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3D로는 보지 않고 그냥 2D로만 봤다. 이렇게 기대없이 봤지만 보고나니 꽤나 괜찮은 영화였다.

해당 후기는 다음의 영화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고, 모든 권리는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스토리는 짧게 줄여보면 예고편에서 줄창 떠들어 대듯이 한 소년(..이라기에는 나이가 많아 보인다. 배우 실제 나이를 찾아보니 93년생 20)이 난파당해 구명 보트에 겨우 타게 되는데 거기에 마침 호랑이가 같이 타고 있었다. 처음에는 생명의 위협을 느꼇지만 나중에는 호랑이를 오히려 돌봐주면서 삶의 희망을 유지하다가 겨우 육지에 닿게되어 구조되는 내용이다.

영화는 이 조난의 생존자인 소년이 몇십년후 자신을 찾아온 작가에게 그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슬럼프에 빠진채 신비로운 이야기가 있다는 소물을 듣고 자신을 찾아온 작가에게 주인공은 어릴때의 이야기부터 들려주기 시작한다. 소년의 부모는 인도에서 동물원을 하고 있었다. 어린시기의 소년은 접하게된 모든 종교를 믿고 모든 만물에 영혼이 있으며 모두 친구가 될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동물원의 호랑이와 친구가 되고 싶어서 몰래 숨어들어가 직접 고기를 건내주려고 하다가 부모에게 걸리고, 아이의 순진한 믿음이 생명의 위협이 될뻔했다는것을 알게된 아이의 아빠는 소년이 하려고 했던것처럼 호랑이 앞에 살아있는 염소를 가져다 놓는다. 호랑이는 당연히 염소의 목을 비틀고 식사거리로 가져갔고, 아이의 아빠는 짐승은 짐승이다 호랑이의 눈에 비친것은 호랑이의 영혼이 아닌 너자신의 모습일 뿐이다. 라는 교훈을 남긴다. 아이는 그일을 계기로 세상에 대한 순진했던 믿음이 사라지게 된다.

세월이 흘러 아이는 청년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의 나이가 되었다. 이때 인도에서 동물원사업이 신통치 않던 부모는 기회가 더 많은 캐나다로 이민을 가기로 하고 모든 동물들을 화물선에 실은채 같이 배를타고 바다를 건너가게 된다. 이때까지는 별다른 것 없이 평범한 화면에 평범한 이야기의 전개이지만, 바다를 건너가던 배가 폭풍을 만나게 되면서 영화는 극적인 변화를 보인다.



어릴때처럼 자연 만물에 대한 원신앙적인 믿음은 사그라졌지만 여전히 자연을 경배하던 소년은 잠을 자던중 폭풍이 오자 구경을 나가본다. 비바람에 휩쓸리고 파도를 맞으면서도 기뻐 날뛰던 소년은 뱃머리쪽에서 거대한 소리와 함께 배가 가라앉기 시작하는 광경을 본다. 급하게 선실에서 잠을자던 가족을 구하러 다시 들어갔지만 이미 복도는 침수되어 차올라오는 물살로 인해 다시 들어갈수 없는상태였고 주변에 있던 급하게 탈출중인 선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러간 소년은 그들에게 휩쓸려서 구명보트에 탄채 밖으로 밀려 떨어지게 된다.

거대한 배가 코앞에서 가라앉고 바닷속에 존재하던 큰 불빛이 점차 사그라져드는 무서운 밤이 지나고 나자 구명보트에는 원래 타고있던 하이에나, 배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진 얼룩말, 바나나뭉치를 타고온 오랑우탄 그리고 헤엄쳐서 올라온 호랑이만 남아 있었다. 호랑이를 피해 구명보트 끝쪽으로 도망가 있던 소년은 약에 취해 힘없던 하이에나가 점차 약기운이 풀리자 다리가 부러진 얼룩말을 공격해 죽이고 먹어치우는 것을 보게되고, 얼룩말로 성이 차지 않던 하이에나는 몇일후 소년과 오랑우탄을 공격하려 하다가 오랑우탄에게 머리를 한대맞고 쓰러진다. 얼룩말을 해치운 것에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던 소년이 오랑우탄과 기뻐하는것도 잠시, 정신을 차리고 기습한 하이에나에게 오랑우탄역시 죽고 만다. 이때 얼룩말이 죽는 장면은 어두운 밤에 실루엣만 나오던 것과는 다르게 오랑우탄이 죽는 장면은 꽤나 감상적으로 나온다. 직접적인 피튀기는 것은 없지만 바닥에누운채 힘이 빠져 털썩 손을 떨구는 오랑우탄의 모습과 그것을 바라보면서 슬프게 우는 파이의 모습은 의아할 정도였다. 오랑우탄의 복수를 하러 분노에차 단검을 빼들고 하이에나에게 덤비라고 소리치던 순간 갑자기 구명보트의 방수천 밑에서 호랑이가 튀어나와 하이에나의 목을 비틀어 버린다. 잊고 있던 호랑이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파이는 놀라 다시 구명보트 끝으로 도망가고 그때부터 호랑이와 소년의 동행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던 호랑이지만 생존을 위해 길들이기를 시도하고..

서로의 존재를 용납하는 수준으로 진행되다가..

여정의 끝에 다다라서는 호랑이를 돌보는것에서 생존의 의지를 얻는다.


배가 가라앉은 이후 나오는 장면들은 현실감이 확 떨어진다. 구명보트가 떠잇는데도 물결하나없이 유리처럼 잔잔해서 거울과 같이 하늘의 모습만을 비추는 바다가 나오기도 하고, 한밤중에 주변에 잔뜩 떠잇는 발광 해파리 사이로 일어나는 물거품의 모습에 정신을 잃은채 손을 젖다가 구명보트의 몇배크기인 조그만 고래가 바로 옆으로 뛰어올라 재주를 넘기도 한다. 거대한 사람이 누워있는 모양인 부유섬에 올라가 힘겨운 여행이 끝났는가 싶다가 나무열매에서 사람의 이빨을 발견하고 식인섬이라는것을 눈치채 다시 바다로 나가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호랑이와는 점차 서로 용납하는 수준이 되어가고 마침내 브라질 해안가에 구명보트는 도착하게 된다.


힘에 부쳐 모래사장에 쓰러져 버린 소년과는 다르게 제대로 먹지못해 빼빼 마르고 기운이 없던 호랑이는,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기품있게 뛰어내려 육지로 걸어 들어간다. 모래사장의 가장자리에 서서 정글을 바라보던 호랑이는 잠시 건너편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들어간다. 처음에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한 존재였지만 오래된 여정속에서 어느새 호랑이를 돌보면서 삶의 희망을 찾던 소년은 다시한번 뒤돌아본다거나 하지도 않은채 그냥 사라져버린 행동에 야속함을 느끼고 오랑우탄이 죽엇을때 이상으로 슬프게 통곡한다.


그뒤 배가 침몰한 것에 대해서 보험 조사원들이 찾아오고 소년은 지금까지 관객이 본 장면들을 그대로 이야기한다. 당연히 당황한 조사원들은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 말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줄것을 요구하고, 소년은 갑자기 그렇다면 호랑이와 식인섬이 나오지 않는 이야기를 해주겠다 면서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는 참으로 놀라웠지만 믿을만했고, 납득이 가지만 슬픈 이야기였고, 소년이 자신의 영영 잃어버린 조각이 되버린 호랑이에 대해 야속해하고 통곡한것은 정말 당연한 행동이었다. 조사원들은 첫번째 이야기를 들었을때와는 다른 의미로 당혹스러워 했고, 결국 첫번째 이야기를 보고서에 썻다는 것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는 내내 어떠한것을 믿는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내용을 가지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각자 다르게 이해할수 밖에 없을것이고 그것또한 각자의 믿음일 것이다. 그렇지만 첫번째 이야기가 더 아름답기에 믿는다고 했던 작가에게 주인공이 감사하며 눈물을 흘렸던 것이 깊이 새겨지는 영화였다.


평점 ★★★★★
멋진영상에 스토리는 덤으로 얻는 기분. 2D여도 괜찮지만 3D라면 정말 눈이 호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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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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