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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04 2013 서울 예술의 전당 청소년 음악회 후기 11월 - 국민악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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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서울 예술의 전당 청소년 음악회 11월 - 국민악파


이번주에는 기회가 되서 2013년 11월 예술의 전당 청소년음악회에 갔다 왓습니다. 청소년 음악회라는건 청소년이 연주하는게 아니라 청소년을 위해서 보통은 짧게 특징적인 악장이나 부분들만을 연주해주면서 해설을 곁들이는 형식의 음악회입니다. 예전에 서울예당에서 들었던 금난새의 청소년음악회에 대한 기억이 괜찮은 편이었어서 이번에도 조금 기대를 했었지만 이번 연주회는 별로더군요. 청소년은 만원, 일반인도 만오천원이라는 싼 가격임에도 돈이 아깝다고 느껴질 정도의 음악회였습니다. 

일단 가장 처음으로 걸렸던건...1부와 2부에 각각 2곡씩 연주를 해주는데, 각 부의 첫번째 곡은 연주전이나 후에라도 해설이 별로 없었습니다. 1부의 첫곡인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과, 2부의 첫곡인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일반 음악회처럼 그냥 연주자-악장-지휘자+협연자 입장하고 바로 시작하는데 그런게 하는것 치고는 연주가 본격적이다 라는 느낌도 안들더군요. 자세한건 따로 곡별로 느낌을 이야기할때 쓰기로하고...

두번째로는 첫번째 곡이 끝나고 두번째 곡이 들어가기전에 해주는 해설의 수준이....너무 높았습니다. 학교다니던 시절에 시험을 위한 교양강의 듣는것 같더군요. 국민악파의 시작과 발전, 대표적인 작곡가 5명 등등 연주해줄 곡과는 무관해보이는 내용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전체적인 예정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곡 자체에 대한 설명은 줄어들수 밖에 없게되더군요. 1부의 전람회의 그림은 그나마 곡별로 설명도 어느정도 해주고 이미지도 보여주고해서 나름 괜찮았지만, 2부에서는 아예 별다른 설명없이 바이올린 협주곡에 대한 해명(?)과 드보르작의 교향곡 4악장의 주제만 따로 들려주고 짧게 끝내버렸습니다. 

청소년 음악회의 취지가 클래식에 별다른 관심이 없을 청소년들이 곡을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를 알려주면서 흥미를 가지게 하기 위함일텐데, 나름 흥미 있는 연주회는 쫓아가서 보는 저한테도 지루하고 이걸 왜듣고 있나 싶을 정도였으니, 관심없는 청소년의 흥미를 유발한다는 취지는 아마 달성되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정치용 & 어메이징 오케스트라>는 올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될거라고 하던데 계속 이런포멧으로 진행한다면 단순히 숙제를 위해 싼값에 가서 한두곡 듣고오는 연주회 그 이상은 안될듯 싶네요. 사실 이번연주회도 맨뒷좌석에 쭉 앉아 있으면서 보니 곡끝날때마다 빠지는 사람들이 으음....


그리그 l 피아노 협주곡 a단조 1악장  

힘찬 시작에 이어서 부드럽고 서정적인 연주가 이어지는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은 상당히 대중적이기도 해서 귀에 익숙한 음악이었습니다. 그렇다보니 부분부분 들리는 피아노 협주자분의 실수와 부드럽게 이어지지 못하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간의 연주는 입안에 혓바늘이 돋은채 음식을 먹는것처럼 영 꺼끌꺼끌 하더군요. 깍아지른 낭떠러지, 넓고 완만한 평원, 높지않고 부드럽게 경사진 언덕, 뾰족하게 솟은 산과도 같은 부분들을 지나 점차 넓어지는 시야와 그렇게 광할하고 거대하지만 위압적이지 않고 편안한 풍경들이 그려졌습니다.


(참고용 유튜브 영상:1악장은 처음부터 12분 40초 까지입니다)


무소르그스키 l 전람회의 그림 1,3,5,6,7,8,9,10곡

그림을 구경하는 관객처럼 그림들 사이를 이동하듯이 각 곡들 간에 사이부분을 관객의 발걸음과 같은 '프롬나드'라는 부분으로 처리해서 서로 다른 이미지를 연결시켜서 하나의 곡으로 만들었더군요. 원래는 10개의 서로다른 이미지의 곡과 6개의 프롬나드가 있는 모양인데, 이번에는 8개의 곡과 2개의 프롬나드(1곡전과 8곡후)를 연주해 주었습니다. 연주된 8개의 곡은 1(난장이),3(튀일리 공원),5(병어리의 춤),6(골덴베르크와 시뮐레),7(리모즈 시장),8(카타콤),9(닭발위의 오두막),10(키예프의 문)이었으며 제목에서 쉽게 연상할수 있는 이미지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다른사람 몰래 괴상한 걸음걸이로 걷다가 기둥뒤에 숨어서 훔쳐보는 듯한 1곡 난장이, 어미를 쫓아다니는 병아리의 가벼운 발걸음과 움직임이 느껴지는 5곡 병아리의 춤, 그리고 사악한 마녀가 어둠을 틈타 검은 속셈을 드러내면서 활동을 개시하는듯한 9곡 닭발위의 오두막은 그림을 명확하게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Intermission


시벨리우스 l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1악장 

1부처럼 해설없이 연주된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입니다. 밑에 장영주가 연주했던 영상을 보시면 아시겟지만 문외한인 제가 듣기에도 부분부분들이 어렵겠다고 느껴질만한 곡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음악회에서는 이 시벨리우스의 협주곡이, 음악가가 곡을 연주하는게 아니라 곡에 멱살을 잡힌 연주자가 질질 끌려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프로그램 소개에는 길고 화려한 소개글이 써있던 협연자 분이었지만 연주한날에 컨디션이 안좋으셧던건지 정말....들으면서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더군요. 마치고 나서는 끝까지 연주한게 용하다고 박수가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다음곡 연주하기 전에 지휘자분도 '이전곡은 아주 어려워서 많은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연주하고 싶어하고 도전하는 곡이다'라고 난이도가 있었다는 점을 짚어주셧네요. 연주자분이 워낙 위태위태하게 느껴져서 거기에 집중되다보니 덕분에 음악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기억이 안나는군요 ㅎ


(참고용 유튜브 영상: 장영주(sarah chang)의 연주,1악장은 1분 7초부터 16분 55초까지)


드보르작 l 교향곡 제9번 e단조 "신세계로부터" 3,4악장

전곡에 대한 언급에 이어서 주제부분과 배경에 대해 간단한 코멘트만하고 시작한 드보르작의 교향곡<신세계에서>입니다. 1악장과 2악장은 넘기고, 왠지 말타고 광야를 달려나가야 할것 같은 민요스러운 멜로디가 돋보이는 3악장과 웅대하고 광활한 미국의 기상을 표현했다는 아주 익숙한 주제의 4악장만을 연주했는데 큰 불편함 없이 들을수 있었습니다. 단지 3악장만 듣고 4악장을 들으려니 마치 소설 해리포터를 마지막권 호그와트 습격장면부터 읽는듯한, 영화 관상을 보면서 이정재에게 습격을 알리는 장면부터 보는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분명 클라이막스고 하이라이트 부분인데 이전에 어떻게 전개되 왔는지 왜 저런식으로 흘러가는건지를 알수가 없어서 충분한 공감이 어렵더군요. 그래도 이전의 협주곡들에 비하면 훨씬 듣기 좋았다는점 만으로도 충분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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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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